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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꾸준히 나폴리에 배팅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나폴리가 저에게 수익을 준 적은 단 한 번밖에 없고, 나폴리 한폴더 낙첨의 경험도 상당히 많기에 다들 의아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이제는 이겨주겠지, 이겨주겠지... 하고 기다려온지 벌써 너무나 한 참이 지났습니다.

나폴리에 대해서는 경기력 분석도, 배당 분석도 제대로 해 내지 못했고, 심지어 전술 분석까지도 제대로 해 내지 못했네요. 하지만, 경기를 직접 많이 지켜보고 그들의 답답한 플레이에 가슴을 치기도 하면서 어느새 나폴리의 팬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신성 라베찌가 초반 공격을 주도할 때 1위를 잠시 달리고 있던 그 나폴리가 지난 칼리아리 원정에서 '패'하면서 현재 14연속 (컵대회 포함 15연속) 무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폴리에 배팅한 경기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주력도 많았구요. 승을 배팅하면 무패가 나오고, 패를 배팅하면 승무가 나오고 정말 청개구리 같은 (저에게 말이죠) 어쩌다 보니 나폴리로 인한 손실이 큽니다. 아니, 나폴리만 아니었다면, 엄청난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흐름을 읽는 데 미숙했거나, 공부가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여전히 겸손한 태도로 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 자세가 나중엔 한 번 웃을 수 있는 찬스를 주지 않을까요? ^^

이렇게 저는 여전히 나폴리의 '승리 확률'이 높다고 바라봅니다. 나폴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건 지극히 심리적인 이유인 듯 합니다. 그러니 제가 다른 사람보다 더 나폴리의 무승 행진이 깨질 확률을 높게 본다는 것을 염두하시고 글을 읽어주세요.

로버트 치알디니 교수의 '설득의 심리학' 2번째 법칙인 '일관성의 법칙'에 보면 하나의 연구결과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특정 말에 돈을 건 후에는 돈을 걸기 전과 비교하여 그 말이 경마에서 우승할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고, 그 말의 실력을 실제보다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라는 것이죠. 이를 프로토, 그리고 제 경우에 대입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폴리라는 팀에 돈을 걸기 시작한 이후, 나폴리의 무승 행진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를 일관적으로 유지해 왔기에 더 손실이 컸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잠시 내려다보기 정도로 쓰다듬고 갔어야 했는데, 나폴리의 승리에 대한 집착으로 프로토 전반에 대한 감각까지 상실해 버린 게 아닌가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한 경기 한 경기를 조급하게 바라보기 보다는 조금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두 가지 그림을 그려 볼까 합니다. 딱 이번회차까지만 나폴리의 승리 시나리오를 써 볼까 해요.

나폴리는 현재 승점 39점으로 14위를 기록중에 있습니다. 과연 이대로 순위로 마감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1주일 단위로 해서 33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다음과 같은 6경기를 남겨 두고 있습니다.



I. 프로토 33회차 : 33라운드 나폴리 vs 인터밀란

첫 단추는 인터밀란과의 경기입니다.
(이 경기는 거의 다 써 놓은 건데, 여친님이 우산 없다고 호출하셔서 마감 후에 올리게 됐네요)

인터밀란의 상황에 대해서는 앞선 글 ( http://cherishhn.tistory.com/entry/focus-09-1 ) 에서 나름 상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사실상 유벤투스와의 승점을 10점차로 벌이며 맞대결을 남겨 놓고도 다소 여유가 있는 인터밀란의 입장에서 장난을 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었습니다. 결국 왕관을 차지한 자의 여유를 보여주기 좋은데, 나폴리의 경우 이러한 강팀을 꺾음으로써 분위기 전환을 시도할 것이고, 도나도니 감독은 부임 이후 첫승을 해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네요.

현재 배팅은 인터밀란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인터밀란이 우승을 확정지으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배터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폴리의 14연속 리그 무승에 질려 버린 배터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인테르의 현재 상황이 다소 여유가 있는만큼, 인테르만 생각하면 꿀배당이라 여겨지는 해외 1.9-2.0 대의 배당은 낚시일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집니다. 인테르의 수비는 마이콘의 시즌아웃 이후에 썩 좋지 못합니다. 최근 2게임에서 3실점을 했고, 사무엘이나 맥스웰 마저 출장이 확실하지 않은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 공백이 커 보입니다.

나폴리는 늘 그럿듯 공격라인은 괜찮은 이름값을 지닙니다. 라베찌, 잘라예타, 데니스, 함식 등 공격수에서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빙글빙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닙니다. 잘라예타 감독은 최근 '수비 위주로 공격 기회를 만드는 전술'을 사용해 왔고, 그것이 딱 들어맞게 통하지는 않았으나 다양하게 공격수들을 운용하면서 탐색을 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네요. 라베찌와 잘라예타 투톱은 사실상 실패했는데, 도나도니 감독이 또 한 번 이 두 투톱의 조합을 실현할지 한 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상대전적 (01년 이전은 무의미) 에서 나폴리와 인터밀란은 홈에서 승리를 나눠 가졌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반복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나폴리의 현재 순위에서 비롯된 동기부여와는 무관히, 인테르를 잡고 도나도니의 첫승을 신고할 '먹음직스런 만찬'이 아닐까요? 리그 선두를 잡으면서, 지긋지긋한 무승행진에서 벗어난다라는 말이죠... 이제는 지칠 때가 되었습니다. 경기력 극악의 (현재 스탯상으로든 뭐든) 나폴리가 어떻게 선두 인터밀란을 이겨? 라는 시장의 선입견은 이제 무너질 때가 된 것이지요. 나폴리가 보여준 경기력은 선수들간의 호흡문제, 즉 조직력 문제로 인한 부분이었지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는 다른 '강팀'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은 팀이며, 라베찌의 플레이가 극도의 분위기를 탔을 때, 초반 1위에 오른 적도 있다는 것을 다들 기억하실겁니다.

칼리아리와의 원정 경기나 아탈란타와의 홈경기에서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오는데 나폴리는 계속 중앙 돌파만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세트 플레이에 의한 필드골도 좋지만, 측면 돌파에 이은 센터링으로 이어지는 플레이가 터지길 기대해 봅니다. 특히 중앙수비수들이 제 컨디션이 아닌 인테르를 상대로 나폴리의 '잠자는' 공격수들이 잠에서 깨어나길 빌면서 나폴리의 승리에 주력, 무승부에 보험으로 배팅해 봅니다.

남은 나폴리의 경기는 현재 카타니아를 제외하고 나폴리(14위)보다 아래 순위의 팀들입니다. 아마 제가 언급한 '나폴리 관광열차'의 시나리오라면 아마 카타니아(카타니아의 경우 밀란,피오렌티나,로마 등 연속된 힘든 일정이 잡혀 있음)와 경기하는 37라운드에서는 나폴리가 더 윗순위일 것입니다. 특히 레체와 토리노는 강등권에 직접적으로 직면해 있는 팀으로써 나폴리의 보은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이 됩니다.

앞서 제시할 '나폴리 관광열차'의 시나리오대로라면, 나폴리가 만들어내는 3배당 이상의 고배당 기회는 올시즌 이것이 마지막이고, 꼭 들어와주기를 바랍니다.  

II. 앞으로의 나폴리가 그릴 수 있는 그림들

인테르 경기가 끝나고 나폴리의 일정을 다시 한 번 살펴 봅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약팀만 상대하는 나폴리에게 두 가지 그림이 그려질 수 있습니다.

분명한 건 상대하는 이 팀들에 비해 나폴리가 전력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나도니 감독의 영입은 전술적 우위에도 있게 하여 정상적인 플레이와 주전들이 결장하지 않고 제대로 경기해 줄 때, 스쿼드면에서 보여지는 중후함은 나폴리에게 더 느껴진다는 것이 분명하지요.

1. 나폴리 관광열차

 (이 그림의 저작권은 코레일에 있어요)

이 그림은 위 다섯팀, 아니 적어도 인터밀란에게 잡은 승점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자신보다 순위가 놓여진 팀, 강등권에 놓여진 팀들을 우주여행 분위기에서 관광시키는 그림입니다. 강등권에 있는 팀들은 희망을 가지고 열차를 탔다가 자신도 모르는 분위기에 그대로 관광당하는 것입니다. 강등 탈출의 한끝의 희망을 가지고 있는 레체와 토리노는 이 열차에 타는 것을 두려워 해야 할 것입니다. 카타니아는 물론, 강등권에서 다소 여유로워진 시에나,키예보도 이 열차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겠지요. 34라운드 시에나 원정에서부터 관광열차가 시작될지는 모르겠지만, 35라운드 강등권들은 이 열차에 탑승해야겠지요.

나폴리는 이 열차 덕택으로 인해 남은 5경기에서 많은 승점을 쌓으며 10위 이내로 시즌을 마감하게 됩니다. 마렉함식(9골)과 라베찌(7골), 데니스(8골)는 모두 두자리수 골을 기록하면서 내년을 기약하지요. UEFA컵까지는 어렵겠지만, 나폴리의 내년 가능성을 보여주고 그동안 쌓여 있던 승리에 대한 한풀이를 이 관광열차를 통해서 하는 시나리오입니다.

2. 미녀겜블러 나폴리  

 (이 그림의 저작권은 프린세스메이커4 에...)

이름도 여자 이름 같은 '나폴리', 참 이쁜 이름입니다. 이 나폴리가 도박을 합니다. 내년 시즌을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지요. 강등권의 팀들에게 시혜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시장의 흐름에 반하는 결과를 낳게 합니다.

나폴리는 인터밀란에게 승점을 딴 것이 마치 행운이었던 양, 의외의 결과를 낳으며 터닝포인트라 믿었던 배터들의 심장을 다시 한 번 도려냅니다. 저 미인계를 통해서... 저 탑만한 수익을 챙깁니다.

이 그림이 그려진다면, 시장의 흐름(배팅회사의 배팅액 쏠림 현상)을 가지고 판단해야 합니다. 뱃익스플로러나 핫오즈 등 배팅회사에 몰리는 배팅흐름과 반대되는 성향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네요. 어떤 흐름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나폴리가 장난질을 친다면 끝도 없을 것이지요. (나폴리 반대쪽으로 몰리면 나폴리 승, 나폴리쪽으로 몰리면 무패)

미녀 겜블러 나폴리에게 다시 당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 나폴리가 순위 14위로 UEFA컵은 이미 상실했고, 강등권은 이미 탈출한 상황이라 이대로 순위를 마감해도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그림이라고 여겨집니다.

III. 어떤 그림이 나올까.. : 배터들의 자세...

두 가지 그림 모두 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배터들의 판단에 맡겨야겠지요.

하지만, 두번째 미녀겜블러의 마수는 쉽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걸 찾아내려다가 당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하하, 더 어려운 것은 관광열차를 태웠다가 미녀겜블러 역할을 하다가 하는 경우일텐데요. 그런 가능성까지 염두하면 '생각을 많이 할수록 어려워진다'는 결론이 나오니, 그저 그들의 스케줄에 맞춰서 2가지 그림만 그려 본 것입니다.

저는 첫번째 그림 '나폴리 관광열차' 의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첫째, 나폴리가 감독 교체를 행하며 슬럼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는 점 (이미 조금 늦었지만), 둘째, 재정적으로 나폴리가 어려운 팀은 아닌 편에 속한다는 점, 셋째, 나폴리는 작년에도 흐름에 의한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 (무승 후 승리, 무패 후 패배)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까지의 흐름이 '나폴리 무승' 이었다면 이젠 흐름 전환에 의한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이 경우 하위권 팀들에게는 무서운 관광열차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개인적으로 앞으로 나폴리 '승' 에 축을 세우고 승무 배당이 모두 2.25 이상일 때는 무승부 보험을 하는 배팅을 실시할 것입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 경기 키예보와의 홈경기 정도에서 미녀겜블러가 한 번 관광열차가 놀러간다는 시나리오를 그려 봅니다.

개인적인 예상 배당으로 '나폴리 관광열차'의 결과는 홈팀기준 34라운드 (무)패, 35라운드 (무)패, 36라운드 단통승, 37라운드 (무)패 정도로 그려 봅니다. - 추후 변경되는 예측 사항은 이 글을 수정하여, 그리고 배팅라인을 통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내일 첫 단추인 인터밀란 홈경기를 꼭 잡아주길 바랍니다 ^^ 

왠지 여유있어 보이는 나폴리 선수들 : 거만한 라베찌와 함식, 데니스 등이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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