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꼴찌 강원FC의 반란이 가능한 이유
꼴찌는 위로 올라갈 수 있기에 꼴찌이다.
강원FC는 리그 중반부터 수비수들이 하나둘씩 부상을 당하며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8연패를 당하고 있습니다. 8연패의 결과는 ‘리그 최하위’ 라는 위치에 팀을 옮겨 놓았습니다.
하지만, 꼴찌라고 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항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1등은 더 이상 올라갈 수 없고 그 자리를 꼭 지켜야 하지만, 꼴찌는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인드가 ‘긍정의 힘’의 기본이며, 스포츠에서도 꽤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올시즌 시즌을 포기한 상황에서도 명장 벅 쇼월터 감독을 영입하고, 그 이후 4연승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몇 년간 서부지구 챔피언이었던 에인절스를 스윕하고, 오늘은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삭스를 상대로 승리합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양키즈, 템파베이, 보스턴, 토론토 등 5할 승률이 넘는 쟁쟁한 경쟁자들과 같은 지구에 있으며 승차도 꽤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올시즌은 아마도 동부지구 꼴찌로 마감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역전 안타를 치고 기뻐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그 활기가 느껴집니다.
K리그에서 강원FC는 볼티모어 오리온스와 비슷합니다.
(출처 : K리그 홈페이지)
K리그 팀순위를 보면, 강원FC가 6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합니다. 6위 울산과 승점이 무려 18점(6게임)차이며, 모든 팀이 못 하는 가운데서 강원만 지속적으로 이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강원은 올시즌이 아닌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선수 영입이나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지난 주 K리그에서 휴식을 가졌던 강원FC는 최고의 궁사 김수녕 선수의 강연에 참여하면서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는 기회를 가졌고, 휴식기간 치렀던 한라대와의 연습 경기에서는 5-1 로 승리하는 듯 했습니다. (득점 : 서동현 2, 김영후 1, 바제 1, 헤나투 1)
중국의 리춘유, 마케도니아의 바제, 브라질의 헤나토, 수원의 서동현, 이상돈 등 다양한 자원을 영입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강원FC 의 모습은 ‘마치 포기하지 않는 마라톤선수’ 의 모습을 보는 것만큼이나 화려합니다.
전북과의 명승부, K리그를 놀라게 하다.
2주전 전북을 홈으로 끌어 들인 강원은 ‘누구나 전북의 승리’ 로 끝날 것이라 예상했던 경기에서 하나의 큰 바람을 일으킵니다.
약팀이 강팀에게 선제골을 넣으면 그 자체로는 이변이지만, 약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은 설레임으로 가득찹니다.
전반 내내 전북의 공세에 시달리다가 김영후가 셋피스 상황을 맞이했고, 김영후는 먼 거리에서 프리킥을 정확하게 작렬시키며 전북의 흐름을 꺾어버립니다. 선제골을 넣은 강원은 간만의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고, 후반 초반 이창훈이 추가득점에 성공하여 2 : 0 으로 앞서나갑니다.
후반 35분까지 스코어는 2-0, 강원의 승리로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원은 1승에 집착하지 않고 지속적인 공격을 시도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기기록은 이를 증명하며, 실제로 경기를 봤던 사람들도 지키면서 ‘수비’를 했다면 강원이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추후 체력부담 및 수비조직력이 와해되면서 10분만에 전북에게 내리 3골을 내 주면서 2-3 으로 패합니다. 강원을 응원했고, 또 강원의 승리에 돈을 걸었던 사람으로서 상당히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출처 : K리그 홈페이지)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미래의 강원을 위해 최순호 감독은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작년 챔피언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던 선수들의 모습에 뿌듯했다고 전합니다. 연패행진의 팀과 연승행진의 팀이 맞붙어서 2-3 의 스코어라면 우리도 강원의 플레이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꼴찌의 반란이었습니다.
2주 후 다시 찾아 온 기회
기회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2주 휴식을 취한 후의 16라운드 상대는 선두와 승점 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5위 울산입니다. K리그의 선두 경쟁은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원정이어도 이를 악 물고 뛸 김호곤 감독의 전사들입니다.
울산의 후반기 또한 썩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전북 2 : 0 울산 (포스코컵)
울산 0 : 1 성남
울산 2 : 0 대전
비록 대전에게 승리하기는 했지만, 더 높은 점유율을 내주며 선제골의 힘을 많이 얻었던 승리였습니다. 대전의 결정력이 빈약하기에 망정이지 결정력이 조금만 높은 팀이었다면 성남과 마찬가지로 무너졌을 것입니다. 슛팅수뿐만 아니라 점유율도 내 주었으며, 많은 셋피스 상황을 허용하면서 수비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울산은 오르티고사, 고창현, 노병준 등 좋은 공격자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나 득점에 실패하다가 지난 대전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경기에서 승리했으나 플레이는 만족스럽지 않았던 울산은 전북에게 대선전을 펼쳤던 ‘강원’ 을 상대하며, 그것도 원정 경기입니다.
누구나 승리하고 싶고, 지지 않고 싶습니다. 울산 역시 이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노병준, 오르티고사 등 좋은 공격진을 갖춘 울산에게 1승을 ‘장담’ 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체력적인 우위뿐만 아니라 2게임 연속 홈 경기를 치른다는 점 (강릉-춘천), 울산을 상대로 지난 시즌 원정에서 4-3 으로 승리한 자신감, 울산의 최근 경기력 을 생각해 보면 강원의 승리 가능성 또한 없지 않습니다. 비록 서동현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지만 김영후, 바제, 헤나투가 호흡을 점점 맞춰가고 있습니다.
한라대와의 연습경기에서 김영후, 서동현, 바제, 헤나토 등 모든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에도 큰 의의를 두어 봅니다.
스포츠토토의 오즈메이커들은 강원의 승리확률을 13.54% 정도로 보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16.75 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름값에 의존한 베팅성향이 높고, 그러한 성향이 반영된 배당률입니다. 국내에서 강원에 책정된 배당률은 6.20 이지만, 해외에서는 5.4 로 오히려 강원의 승리를 픽하는 것은 강원이 유리합니다.
강원이 승리할 수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5가지 짧은 말로 대신합니다.
1.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
2. 울산의 최근 경기력 저조
3. 강원의 홈 경기, 연속된 홈 경기 vs 울산의 들쑥날쑥한 홈-원정 행보
4. 강원의 울산에 대한 자신감
5. 전북전 선전 이후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는 강원
강원이 ‘9번’ 이나 패한 가운데 얻어지는 1승은 더욱 값질 것입니다. 저는 강원의 승리를 과감히
응원하며, 강원의 승리에 다시 한 번 돈을 걸겠습니다. 실패하더라도 강원FC를 응원하는 이 작은 마음이 스포츠토토에 발전기금을 기부했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꼴찌 강원은 올라갈 곳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8연패 후의 값진 1승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길 응원합니다.
프로토 63회차 K리그는 내리는 비가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