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진출국, 한 눈에 보는 발자취들
4강 진출국이 가려진 남아공월드컵은 이제 단 4경기만이 남았습니다.
우루과이 vs 네덜란드
독일 vs 스페인
결승행 주인공을 가리는 4강전이 한국시각으로 내일 새벽과 모레 새벽 3시 30분, 이틀에 걸쳐서 열립니다.
그동안 4강팀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면서 4강전에 대한 간략한 전력분석을 우선적으로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루과이 (A조 1위, 7득점 2실점 / FIFA랭킹 16위)
지역예선
남미예선에 주어진 티켓은 단 4.5장입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강호들과 겨뤄야 하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에도 최근 몇 번씩이나 좌절했던 우루과이입니다. 아르헨티나와의 홈 경기에서 0:1 로 패하면서 남미지역 5위로 올라 온 우루과이는 플레이오프에서 북중미의 다크호스 코스타리카와 혈전을 치릅니다. 빠른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코스타리카에게 고전하면서 원정 1:0승, 홈 1:1 무승부 라는 불안불안한 성적을 거두며 본선에 진출합니다.
본선 조별예선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적극적인 수비를 구축하며 0-0 무승부를 이끌어냈고, 홈팀 남아공과의 대결에서는 포를란의 로또슛이 들어가서 승기를 잡고, 오심논란이 있었던 남아공 쿤 골키퍼의 퇴장과 PK로 승부를 결정짓습니다. 홈팀에게 3-0 대승을 거둔 우루과이는 북중미 강호 멕시코를 상대로도 서로 소극적 플레이를 전개한 채 1-0 승리를 거두며 A조 1위로 16강에 오릅니다.
16강전
아시아의 강호 한국을 만났습니다. 한국식 압박축구에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선수 놓치기’ 의 수혜로 8강에 오릅니다. 한국 축구는 우루과이를 잘 압박하면서 박주영이 골대를 맞추고 이청용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선전했지만 수아레즈를 놓치면서 우루과이에게 8강 티켓을 내 주고 맙니다.
8강전
아프리카의 검은별 (Black Stars) 가나의 체력은 상당했습니다. 전반 초반 가나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전반 중반 이후부터는 가나의 아난, 문타리, 보아텡 등 활동량 좋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압도당하면서 끝내 고전합니다. 문타리에게 로또골을 허용한 이후 포를란이 로또에 가까운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연장에서도 가나의 빠른 스피드에 고전하다가 마지막 시점에서 실점 위기를 맞으나, 수아레즈가 가나의 골을 손으로 쳐 내는 비신사적인 행위이자 팀의 입장에선 당연한 행위를 하면서 팀을 패배 직전에서 구해냅니다. 행운의 여신은 우루과이를 도운 것인지 키커 기안은 실축을 하였고, 페널티킥에서 분위기가 고조된 우루과이 선수들은 가나를 압도하며 승리합니다.
4강전(전망)
토탈사커와 실리축구를 병합한 강호 네덜란드를 만납니다. 남미의 고수 브라질 군을 격파한 네덜란드이기에 상대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측면에서 누구보다 많이 뛰어 주었던 푸실레의 결장은 치명적입니다. 디에골루가노와 디에고고딘은 둘 다 아파서 못 나올 수도 있습니다. 수아레즈의 결장으로 카바니나 아브레이유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전력상 열세는 인정하지만, 우루과이에게는 끊임없이 행운이 따르고 있습니다. 8강전은 사실상 행운의 승리였습니다. 포를란은 이상한 슛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선수이며, 카세레스, 가가노 등의 투입도 고려해야 합니다.
공격력 : ★★★★ (수아레즈는 없지만 포를란이 여전해)
수비력 : ★★★☆ (푸실레가 빠지고 고딘과 루가노는 제 상태가 아니다)
행운지수 : ★★★★★ (기안이 못 넣은 건 행운의 여신이 도와준거야!)
네덜란드 (E조 1위, 9득점 3실점 / FIFA랭킹 4위)
지역예선
유럽예선 9조에서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등 비교적 약팀들과 한 조가 되긴 했지만 17득점 2실점을 거두는 완벽한 공수조화와 함께 8전 전승으로 본선 무대에 올랐습니다. 주전선수들과 후보선수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면서 상대를 늘 압도했었습니다.
본선 조별예선
네덜란드의 조편성 행운은 조별예선까지도 이어졌습니다. 카메룬, 일본, 덴마크와 한 조가 되어서 5득점 1실점으로 무난하게 3연승으로 상대팀을 넉다운시켰습니다. 로벤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반더바르트와 엘리야 등의 활약으로 거둔 성과입니다.
16강전
이탈리아나 파라과이를 만난 것보다는 운이 좋다고 느껴지는 대진이었습니다. 로벤이 복귀한 네덜란드는 한층 더 강해진 모습이었습니다. 로벤은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골을 터뜨렸습니다. 슬로바키아의 거센 공격은 생각보다 강력했고, 네덜란드의 수비조직력은 가끔 공간을 내 주는 허술함을 연출했었습니다. 늦게 추격골이 터졌고, 네덜란드는 2-1 로 꺾고 8강에 오릅니다.
8강전
16강전에서 브라질이 칠레를 압도했던 것과 네덜란드가 슬로바키아에게 고전한 결과는 브라질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게 했습니다. 전반에는 둥가의 실리축구가 잘 먹히면서 브라질이 호비뉴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에 이상한 상황에서 동점골이 터졌고, 네덜란드의 삼각편대 로벤-카윗-스네이더로 이어지는 코너킥에서의 헤딩 연결은 역전골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이후 펠리페멜루가 퇴장당하는 등 브라질 선수들은 마인드콘트롤을 하지 못하며 급격히 무너졌습니다. 수적 열세의 브라질의 공격은 무기력했고, 전승으로 4강에 오른 네덜란드입니다. 네덜란드는 월드컵 첫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강전(전망)
대진운이 좋은 네덜란드는 방패가 부실해진 우루과이를 만납니다. 얼마나 조직력을 정비했을지 모르지만 주전수비수들이 결장하는 우루과이는 한 수 아래로 느껴집니다. 스네이더는 발롱도르에 도전하고 있으며, 로벤의 왼발은 언제나 위력적입니다. 포를란이라는 녀석을 주의한다면 무난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우루과이 이 녀석들이 너무나 운이 좋다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공격력 : ★★★★☆ (반페르시의 부진이 옥의 티, 살아나면 대박)
수비력 : ★★★★ (브라질이 수적 열세가 아니었다고 해도 같은 결과였을까)
행운지수 : ★★★★☆ (우루과이만큼은 아니지만 지역예선에서 대진운을 좀 보게)
독일 (D조 1위, 13득점 2실점 / FIFA랭킹 6위)
지역예선
러시아, 핀란드, 웨일즈 등과 함께 4조에 편성, 8승2무 26득점 5실점으로 7승1무2패의 러시아를 제치고 본선에 합류한 독일입니다. 천적 핀란드와 3:3 ,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 외에 라이벌 러시아를 2번 모두 이기는 등 압도적이었으며 시드를 받았습니다.
본선 조별예선
호주, 가나, 세르비아와 죽음의 조에 편성되었고 2승1패로 조1위로 16강에 오릅니다. 호주를 4-0 으로 격파하며 뢰브 감독의 스타일을 세계에 알린 독일은 다음 라운드에서 수비로 일관한 세르비아에게 클로제가 퇴장당하며 0:1 로 패합니다. 가나와의 경기에서는 압도하지 못한 채 외질의 결승골로 조1위를 확정합니다.
16강전
대진운이 좋지 않았고, 웨인루니, 스티븐제라드의 잉글랜드를 만납니다. 잉글랜드와 미국, 알제리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예선에서 경기력이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4-1 대승은 의외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2-1 상황에서 람파드의 슛팅은 육안으로도 골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었고, 심판의 도움을 받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반 보여준 경기력 또한 잉글랜드에 비해 앞서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 오심이 억울할 수도 있는 독일입니다.
8강전
16강까지 4전 전승을 거두었던 아르헨티나에게 초반 뮐러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기선을 제압하고, 분위기를 독일 페이스로 만듭니다. 급해진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차단하며 빠른 역습전개를 통해 3골을 추가로 넣으며 4-0 으로 완승을 거둡니다. 16강에 이어서 8강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독일입니다. 3대회 연속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통하는 토너먼트의 강자 독일의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4강전(전망)
5경기에서 2실점밖에 하지 않은 스페인을 만납니다. 스페인 포백의 안정성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다비드비야라는 걸출한 공격수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페르난도 토레스를 상대해야 합니다. 뮬러의 결장은 마린이나 트로초브스키가 메꿀 것이지만 그 공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며, 외질과 케디라가 중원의 조직축구를 이끌며 독일식 토탈사커를 보여줄 것입니다. 8강에서도 그랬지만 선취골 여부가 중요합니다. 스페인은 공격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안정된 위치선정을 통해 수비에 집중하기 때문에 퍼니난드의 부상 이후 수비라인이 무너졌던 잉글랜드나 사무엘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던 아르헨티나의 수비라인과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공격력 : ★★★★☆ (뮐러의 결장을 누가 메꿀까? )
수비력 : ★★★★☆ (탄탄한 조직력, 구멍은 보아텡,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잘해 줌)
행운지수 : ★★★☆ (잉글랜드전 오심 제외하고 특별히 행운이라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
지역예선
델보스케 사단은 보스니아, 터키, 벨기에 등과 함께 5조에 편성되어 28득점 5실점의 압도적인 플레이로 10전 전승으로 지역예선을 통과합니다. 컨페드레이션스컵 준결승에서 미국에 패하기 전까지 스페인은 A매치 22연승 (무승부 없이) 을 이어갈 정도였습니다.
본선 조별예선
너무 강해서 연구가 되어버렸을까요? 스페인의 본선 조별 예선은 압도적이지 못했습니다. 상대전적 15승3무로 압도하고 있던 스위스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월드컵을 시작했습니다. 그 경기는 스포츠베팅의 관점에서는 이번 월드컵 최대의 이변 경기입니다. 하지만, 스페인의 저력은 다비드비야의 활약에 온두라스를 2:0 으로 격파하며 계속되었습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썩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칠레의 잘못된 퇴장에 힘입어 조1위로 16강에 올랐습니다.
16강전
대진운상 포르투갈을 만났습니다. 포르투갈의 질식 수비에 매우 고전했던 스페인은 포르투갈의 유망주 코엔트랑의 측면 공격에 몇 차례 위협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비야는 가까스로 선심의 눈을 피했고 그것이 결승골이 되면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뒤지고 있던 포르투갈은 수비수 코스타가 퇴장을 당하면서 추격의 의지를 잃고 말았습니다.
8강전
또 한 번의 질식수비를 상대합니다. 이번엔 남미식 개인기가 곁들여진 질식수비입니다. 파라과이의 골키퍼 비야르와 수비수들의 조직력은 매우 우수했으며 넬손발데즈와 카르도조를 중심으로 한 역습에 대단히 고전했습니다. 팽팽하게 경기는 흘러갔고, ‘손의 제왕’ 피케는 또 손을 사용하여 카르도소를 넘어뜨립니다. 파라과이는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으나 카르도소의 PK를 카시아스가 막아내면서 그 기회를 놓칩니다. 그 장면에서 스페인 수비수들이 카르도조가 차기 전에 먼저 들어와 있었는데, 카르도조의 슛 실패는 축구규정상 다시 차야 함을 뜻합니다. (들어가면 어드밴티지 적용) 오심 덕에 탈락의 위기를 극복한 스페인은 바로 PK찬스를 맞이하지만 비야르 골키퍼의 선방에 사비알론소의 슛팅이 막힙니다. 파브레가스는 파울을 얻어냈지만 이전 판정에 대한 보상판정인지 PK는 선언되지 않습니다. 팽팽한 흐름은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기고 다비드 비야에 의해 깨집니다. 비야는 4경기 연속 골을 넣었고, 스페인은 4연승 속에 60년만의 4강 진출의 꿈을 이루며 월드컵 최고 성적에 도전합니다.
4강전(전망)
5경기에서 13득점을 올린 막강 공격력 독일을 만납니다. 지금껏 상대한 팀 중 공격지향적이었던 팀은 칠레 뿐입니다. 칠레의 공격에 2골을 먼저 넣었던 스페인은 선수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강점인 패싱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축구를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독일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독일 페이스에 끌려 갈 수 있습니다. 전력 공백이 없다는 것이 큰 강점이며 토레스는 독일을 상대로 유로2008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주인공입니다. 월드컵에서 약하다는 징크스를 벗어버린 스페인의 첫 결승진출은 가능할까요?
공격력 : ★★★★ (비야 혼자 처리하는 골, 토레스의 부활이 필요해)
수비력 : ★★★★☆ (수비중심적 안정된 포백은 공격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행운지수 : ★★★★☆ (3경기 연속 오심의 도움을 받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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