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조 1위 대한민국, 그리스의 과대평가를 직접 확인하다.
완벽하고도 완벽했던 통쾌한 승리
한국은 그리스와의 첫 경기를 2:0 으로 승리했습니다. 이정수는 자신을 경계하지 않은 상황에서 노마크의 완벽한 찬스에서 선제골을 터뜨렸고, 박지성은 스스로 맨유라는 강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습니다. 박지성 그는 남들과 달랐습니다.
매치스탯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냥 승리가 아니라 압도적인 승리였습니다. 그리스는 11개의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자신들의 장점인 셋피스 상황을 적극 활용하지 못했고, 대한민국은 유효슛팅 4개 중 2개를 골로 연결시키면서 첫 승의 기쁨을 안았습니다.
그리스는 선제골을 내 주고 다소 공격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페인과의 평가전을 치르며 그 매서운 공격을 1실점으로 막아냈던 수비조직력이 빛나는 순간이었고, 허정무 감독이 선택한 골키퍼 ‘정성룡’ 은 감독의 기대에 99.9% 부응했습니다.
수비의 안정감은 공격수들이 상대 진영에서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고, 그만큼 빠른 스피드를 갖춘 차두리, 이청용, 박지성 등은 그리스가 평가전에서 드러냈던 약점을 파고 들어 상대의 골문을 위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의 과대평가, 실전에서도 드러나
평가전에서 그리스는 북한, 파라과이 등과 경기를 치르며 매경기 2실점 이상하며 수비의 문제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한 결과를 냈던 그리스의 전력을 평가하며 ‘그리스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한국보다 낮은 이유(http://cherishh.com/entry/wc2010-b4 )’ 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그 예상대로 무리없이 흘러가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스는 스위스,라트비아 등 유럽예선에서 운 좋은 조편성으로 본선에 올라왔고, 우크라이나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 준 집중력 또한 최근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실전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대인마크와 지역방어를 동시에 구축하는 그리스의 전술은 대인마크를 하지 않는 선수에 대한 경계심을 낮출 수밖에 없게 되고, 그것이 바로 이정수의 골로 이어진 것입니다.
전술적인 면에서의 완벽한 실패였습니다. 허정무 호는 이미 그러한 그리스의 전술을 완벽히 꾀고 있었고, 지략 싸움에서 완승했습니다.
오토 레하겔 감독은 유로2004 타성에 아직도 젖어 있습니다. 그리스 축구는 레하겔 감독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유로2004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것은 어쨌든 대단한 것이니까요), 레하겔 감독은 그 타성을 깨지 못하고 같은 전술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미 노출되어버린 전략과 전술을 꾸준히 추구하는 레하겔 감독은 이제 좀 바꿔야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볼 때 벌써 1패를 당한, 꼭 이겨야 할 상대에게 1패를 당한 그리스의 변화를 기대해 보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피파랭킹 13위라는 감투만 쓴 그리스의 현실을 보여 준 경기였다.
빈트라 투입은 완벽한 패착
오늘 한국전 승리의 1등 공신이 있습니다. 바로 중앙수비수로 출장한 루카스 빈트라입니다. 지역예선에서는 10경기에서 단 4경기에만 선발출장했었던 후보급의 선수입니다. 모라스의 부상, 그리고 키르기아코스의 컨디션 난조는 레하겔 감독에게 빈트라를 선택하게 했고, 그것은 큰 악수(惡手)가 되고 말았습니다.
빈트라는 첫번째 골 기성용의 셋피스 상황에서 이정수를 놓치는 원인이 되었고,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서 박지성에게 추가골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말았습니다. 스피드에서 약점을 지닌 빈트라의 활약(?)은 우리 대표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도박사들의 예측은 틀렸다.
이 경기가 시작하기 전, 도박사들에게 그리스의 승리는 한국보다 낮은 배당률을 받았습니다. 즉, 그리스가 대한민국보다 예상승리확률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결과는 ‘대등하지도 않게’ 압도적으로 대한민국이 승리했습니다.
그리스가 과대평가되었다고 판단한 예측이 적중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평가전에서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성과 같습니다. 대한민국은 평가전에서의 마지막 2연패는 ‘아무것도 아니다’ (http://cherishh.com/entry/wc2010-korea-2 ) 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리스를 압도했습니다.
아직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넘어야 한 강팀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전 승리는 평가전 승리에 비해 더욱 가치있고 선수들에게는 훨씬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수비수들, 그리고 정성룡 골키퍼의 자신감은 한층 더 빛날 것입니다.
2골차 승리로 골득실에서 상당히 유리한 상태에서 차후 경기를 치른다는 점은 우리 선수들은 기세 등등하게 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방금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를 1:0 으로 이김에 따라 골득실에서 앞서 대한민국은 조1위가 되었습니다.
(현재 B조 순위 : 대한민국 1위)
원정 첫 16강의 첫 단추를 훌륭하게 끼운 우리 대표팀입니다. 앞으로의 경기도 잘 치러주길 바라며, 기분 좋은 밤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아! 대한민국!
한국 축구는 생각보다 강했고, 그리스 축구는 생각보다 약했습니다. 기분 좋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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